저는 솔캠을 즐기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가족들과 같이 캠핑을 다녔는데 애들이 다 자란 후에는 저랑 안 놀아 줍니다. 겉으로는 아쉬운 척 하지만 속으론 좋아 죽습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혼자 있고 싶어집니다. 회사에서 회의에 시달리고 집에서는 와이프의 잔소리에 시달리고 대화 없이 혼자 조용히 멍 때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끔 집 근처 휴양림에 가서 혼자 자고 옵니다. 주말에는 예약이 힘들기 때문에 퇴근을 휴양림으로 가고 다음날 아침 바로 회사로 출근을 합니다.
장소는 동탄 무봉산 휴양림. 회사에서 15분거리입니다. 이른 퇴근 후 휴양림에 갑니다.
관리소에 체크인을 하고 조금 올라오면 데크 이용자 전용 주차장이 나옵니다. 데크번호가 주차칸에 쓰여있기 때문에 해당칸에 주차 후 가운데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여기서 지게에 텐트등 기타 짐을 싣고 매고 올라갑니다. 관리소에 전화하면 전동카트를 끌고 와서 실어줍니다. 하지만 가족캠핑 다닐 때에 비하면 솔캠짐은 짐도 아닙니다. 가볍게 매고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조금 아주 조~금 힘듭니다.
전동카트를 타고 올경우 계단앞까지 실어다 줍니다.
오늘의 보금 자리 7번 데크입니다.
오늘밤 내가 머물 어메니티돔 S.다른 텐트들은 다 당근으로 떠나보내고 마지막 하나 남은 텐트입니다. 구입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가볍고 치기도 쉬워서 계속 이 텐트만 사용합니다. 아직도 짱짱합니다.사실 다른 걸 치고 싶어도 이거뿐이 없습니다.
평일에 데크는 솔캠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다들 혼자 조용히 와서 사색하면서 자연을 즐기다 갑니다. 그래서 아주 조용합니다.
조용한 산속에서 혼자 달빛아래 산책을 하면 모든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자연과 물아일체가 되어 리셋하는 기분입니다. 산책 후 조용히 텐트 안에서 멍 때 길거나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고 잠을 청합니다.
푹 자고 아침에 새소리에 눈을 뜹니다. 이 좋은 곳을 떠나 출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고 산책 후 샤워를 하러 갑니다.
샤워장은 주차장앞에 있습니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출근을 합니다
출근 후 회사 옥상에서 텐트를 말리며 솔캠을 마무리합니다.
회사동료들은 멀쩡한 집 놔두고 왜 밖에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합니다. 하지만 한번 데리고 가면 자꾸 데리고 가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아무도 안 데려갑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러 가는데 왜 자꾸 눈치 없이 가자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 이런 솔캠을 왜 하는 걸까요?
첫째 외로움을 느끼기 위해서 합니다. 생각해 보면 혼자서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혼자서 외로움을 느껴야 주위 사람의 소중함도 알고 추위에 떨어봐야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포근한 곳인지 알게 됩니다. 와이프가 다행히 허락을 해줘서 시간이 나면 자주 옵니다. 생각해 보면 와이프가 내가 집에 없는 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둘째 다른 취미해 비해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데크이용료 2만 원이 다입니다. 저는 음식도 라면같이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집에서 들고 갑니다. 술도 거의 안 마십니다. 술에 취해서 자면 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생수와 커피만 들고 갑니다. 장비도 적으니 설치할 때나 해체할 때 시간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장비는 대부분 이전에 가족캠핑 다닐 때 쓰던 거라 따로 살 필요도 없습니다. 가끔 와이프 몰래 알리에서 싼 걸로 사긴 합니다. 사도 혼자서 캠핑을 가니 절대 들킬 수가 없습니다.
셋째 정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신체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솔캠 오면 혼자이다 보니 자꾸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산책을 합니다. 그래서 허벅지도 미세하나마 조금 아주 쪼~금 굵어진 것 같고 맑은 공기를 쐐서 그런지 비염도 나은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경치 좋은 곳 찾아다녔는데 23년 11월 무봉산 자연휴양림이 개장한 이후로는 여기에만 옵니다. 거리도 가깝고 돌아다녀보니 자연은 어디나 다 좋습니다. 여름에는 사람도 많고 시끄러워서 잘 안 가고 가을부터 봄까지 다닙니다. 겨울에 눈까지 내리면 환상적입니다. 텐트에 눈 내리는 소리 들어 보셨나요? 어휘력이 짧아 표현을 못해 답답해 죽겠네요. 하늘이 나한테 선물을 내려주는 느낌입니다. 무봉산 휴양림에서는 아직 눈을 못 맞아 봤습니다. 올 겨울 무봉산 휴양림에서 눈내리는 밤을 보내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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