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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아재의 수다

나의 커피이야기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된건 고등학생때 

독서실 다닐때 부터다.

친구들이 졸음을 쫓으려 마시니까

같이 따라 마시면서부터다.

맛도 모르고 그저 커피믹스의 

달달한 맛으로 마셨다.

 

 

대학교 입학에서는 교내 곳곳에 있는 자판기에서 100원짜리 커피를 마셨다

강의 시작전 한잔. 점심먹고 학생회관에서 한잔. 도서관에서 한잔.

도서관앞 등나무 아래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다보면 바퀴벌레 처럼

한명,두명 기어나온다. 수다 떨다가 

빙둘러서서 다 마신 종이컵을 공삼아 차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친구들은  교수가 되었고 대기업 부장이 되어있고 은행 지점장, 공무원, 교사

사장등이 되었다.  가끔 만나면 그시절을 추억하며 웃고 떠들곤 한다.

 

졸업후 회사에 입사해서는 막내인 내가 커피 심부름을 했다.

아침 회의 시작전 팀장님 이하 선배들 커피를 타서 회의실로 가지고 들어갔다.

팀장님 블랙, 나머지 선배들 설탕2스푼 프림2스푼, 커피 2스푼.

 

후배가 들어올 무렵 후배가 커피타는 문화는 사라졌고 탕비실 커피는 커피믹스로 바뀌었다.

한동안 커피믹스가 대세였다.

그러다 언제 부터인가 원두커피 바람이 불더니 이제는

대부분이 인스턴트 커피를 안마신다.

 

 

 

회사를 옮기고 아침시간이 좀 여유가 생긴뒤로는 

아침마다 아내와 핸드드립 커피를 마신다.

아침 식사후 커피를 핸드밀로 커피를 정성껏 갈면 커피향이 은은하게

내주위로 퍼진다.

뜨거운 물로 필터를 적셔 린싱후에 .

물을 살짝부어 30초 정도 뜸을 들인후 

나선형을 그리며 얇은 물줄기로 커피를 추출하면

커피향이

온 집안을 감싼다. 

은은한 향을 음미하며 아내와 커피를 한잔 하는것이

아침의 신성한 의식이 되었다.

 

처음에는 핸드밀로 정성껏 커피를 갈아서 커피를 내렸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핸드밀을

분해해서 깨끗하게 씻어놓는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손목도 아프고 청소하기도 귀찮아

전동 커피 그라인더를 쓴다. 신세계다.

버튼만 누르면 몇초면 커피가 고르게 갈린다.  분해해서

청소할 필요도 없다. 탁 털어내고 휴지로 닦으면 끝이다.

가격도 2만원도 안하는데 그동안 왜 쌩고생을 했는지 억울했다.

 

그런데 이상한건 처음에 전동그라인더로  커피를 갈때

편리함보다는 죄의식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노예근성이 몸에 밴건가?

아마 맛있는 커피를 너무 쉽게 얻어 커피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겠지.

 

오늘 아침에 보니 원두가 다 떨어져가 주문했다.

토요일 아침에는 갓 볶은 싱싱한 원두커피를 마시겠지.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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